의료칼럼

소변에 거품 나오는 '단백뇨'

작성일 : 2023-08-18 조회 : 1,666

신장내과 외래를 내원하시는 환자분들 중 상당수가 소변에 거품이 나오거나 건강검진상의 단백뇨로 내원한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거품뇨일 수 있는 데다 검진에 의한 단백뇨검사는 ‘간이검사’이기 때문에 실제 단백뇨가 있는지, 만약 있다면 병적인 양인지 아닌지를 알아보기 위한 추가검사가 필요하다. 실제 단백뇨를 유발하는 질병이 있는데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 만성콩팥병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백뇨란,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나가는 상태를 말하는데 노폐물, 수분 등을 여과하는 신장의 사구체가 어떠한 원인에 의해 손상이 되면 단백질이 다량으로 여과되어 소변으로 배출되게 된다. 성인의 경우 하루 0.5g 이상 단백이 소변으로 배설되는 경우를 단백뇨라고 하고 대체로 건강검진에서 소변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단백뇨는 심한 운동, 발열, 장시간 서 있는 상태, 주위의 온도 변화, 요로감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이는 신장질환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인 제거 시에 단백뇨는 없어진다.


지속적 단백뇨의 원인으로는 신증후군, 급·만성신염, 신우신염, 유전성 신염, 신장종양 등 신장에 의한 것과 고혈압, 울혈성 심부전, 당뇨병, 다발성 골수종, 루푸스, 소염진통제 같은 약물에 의한 것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소변에 거품이 많다면 우선 간이검사를 통해 양성, 음성을 판별하는데, 간이검사만으로는 모든 단백뇨를 검출할 수 없기 때문에 추가검사가 필요하다.


간이검사에서는 소변에 막대테이프(dipstick)를 넣어 시약의 색깔변화를 통해 확인하며, 검사를 할 때는 밤새 음식, 물 등을 섭취하지 않은 공복 상태를 유지한 뒤 아침에 소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소변이 희석되면 실제 단백뇨가 있더라도 간이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간이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신장내과로 내원해 추가검사를 시행한다. 추가검사로 우선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시행하는데 소변으로 나오는 단백뇨의 종류, 정량과 간기능, 당화혈색소, 콩팥 기능, 혈액 속의 단백질의 양 등을 측정하여 실제 단백뇨가 나오는지, 또한 동반된 전신질환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단, 추가검사에서 단백뇨가 나오더라도 전신질환이 동반되지 않거나 많은 양의 단백뇨가 아니라면 우선 일과성 단백뇨를 배제하기 위해 일정 기간 후에 재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일과성 단백뇨는 한번 양성으로 검출되었다가 반복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로, 더 이상의 추적검사는 필요 없다. 3회 이상의 추적관찰에서 2회 이상 단백뇨가 양성으로 검출되는 경우를 간헐적 단백뇨라고 하며, 병적인 양의 단백뇨가 아니라면 예후는 좋은 편으로 1~2년간 주기적으로 추적검사하여 지속적인 단백뇨로 이행되는지 잘 관찰해야 한다. 추적 관찰에도 지속적으로 단백뇨가 나온다면 신질환에 의한 단백뇨로 볼 수 있고 단백뇨 검사상 1~2g 이상이거나 부종이 동반된다면, 신증후군 또는 전신질환에 의한 병적인 단백뇨로 보고 신장조직검사, 신증후군 감별을 위한 혈액검사, 단백뇨의 종류를 알기 위한 전기영동검사 등 정밀검사를 통해 단백뇨의 원인을 파악하고 질병에 맞는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소변에 거품이 많거나 건강검진상 단백뇨가 의심되면, 신장내과를 방문하여 추가검사를 시행하여 실제 단백뇨가 나오는지, 단백뇨가 나올 시 병적인 양이 아니라면 일과성인지 아닌지 추적관찰을 하고 병적인 양이라면 정밀검사를 통한 원인 판별과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이원호(창원한마음병원 신장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