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환절기 갑자기 찾아오는 불청객, 심근경색증

작성일 : 2021-09-27 조회 : 3,399


 


긴 여름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시작되었다.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는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 강도 높은 운동을 했다간 자칫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심장은 크게 3개의 심장혈관(관상동맥)에 의해 산소와 영양분을 받아 활동한다. 이 3개의 관상동맥 중 어느 하나라도 혈전증이나 혈관의 빠른 수축 등에 의해 급성으로 막히는 경우, 심장의 전체 또는 일부분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줄어들어 심장 세포나 조직이 죽는 상황을 심근경색증이라 한다.


관상동맥 막혀 심장 세포·조직 죽는 ‘심근경색증’

돌연사 80~90% 차지… 30%는 평소 이상 못 느껴


운동할 때 빨리 걸을 때 흉통·압박감·불쾌감

목·어깨 통증, 피로·무력감 등 전조증상 다양


흡연·고지혈증·고혈압 등 위험인자 줄이고

요즘처럼 일교차 클 땐 무리한 운동 삼가야


대부분의 돌연사는 심장병으로 생긴다. 따라서 돌연사는 대부분 ‘돌연 심장사’를 의미하며, 80~90%의 심장사는 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로 좁아짐으로 인해 피의 공급이 잘 되지 않는 병이 원인이 된다.


환자들이 느낄 수 있는 심근경색의 전조증상으로는 일상생활 중 운동을 할 때나 빨리 걸을 때 혹은 언덕을 오를 때 흉통, 압박감, 불쾌감이 나타날 수 있으며 휴식을 취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진다. 때로는 불쾌감과 압박감 등이 목, 어깨 또는 팔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이전과는 달리 운동량과 업무량이 적은데도 숨이 차거나 가슴이 뛰며 조금만 빨리 걸을 시 어지럽고 졸도할 것 같은 느낌이 올 수 있다. 또한, 경미한 운동이나 업무에 심하게 피로를 느끼기도 하며 무력감과 탈진을 경험할 수 있다.


이 같이 심근경색은 전조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부지기수이며 하루 이틀 전 심장 통증이 느껴지고 숨이 차거나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등 급성심근경색의 약 30% 정도는 평소에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양대 창원한마음병원 심혈관센터 순환기내과 김민웅 교수는 “응급시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30%가량은 평소 심장에 전혀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와 보호자 모두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방치했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순환기내과 전문의나 가까운 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진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최대한 빨리 내원할수록 심혈관 초고속CT 등으로 검사하면 맥박수가 빠르지 않을 경우 30분 내에 검사와 치료가 즉시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응급으로 심전도와 피검사를 시행해 심전도 상 특이적인 변화가 동반되는 경우에 심근경색을 강력히 의심할 수 있다. 특히 심근경색의 경우는 곧바로 혈관성혈술, 스텐트삽입술, 혈전용해술이 요구되는 응급질환으로 검사방법인 심혈관조영술보다 정확한 검사가 가능하다. 막힌 혈관을 찾아서 협착 정도와 부위를 진단함과 동시에 비경색혈관의 협착 정도로 진달할 수 있어 확진 검사로 이용되는 조영술 중 확진진단이 내려지면 즉시 치료로 이어지는 장점이 크다.


과거에는 범위와 규모가 큰 수술로 치료가 진행됐으나 최근 응급심혈관성혈술, 스텐트삽입술, 혈전용해술을 시행해 환자들이 받는 치료의 부담과 후유증, 입원 및 재활기간이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됐다. 심혈관성혈술, 스텐트삽입술은 요골 또는 대퇴동맥을 통해 심혈관조영술을 시행 후 막힌 혈관을 찾아낸 뒤 혈관 안으로 도관을 삽입해 풍선을 넓히고 스텐트라는 철망을 삽입, 혈관을 수리하는 시술이다. 심근경색에 의한 합병증이 없을 시 대부분 일주일 내 퇴원해 일상으로 복귀도 가능하다.


심혈관조영촬영을 한 결과 위와 같은 시술을 시행하기에 적합하지 않거나 다혈관 질환인 경우 관상동맥 우회로 수술을 적용하기도 하는데 치료법을 결정하기 위해선 숙련된 전문의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응급상황 시 환자의 상태와 치료방향을 신속히 판단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며 성별, 연령, 기저질환 등을 고려하기 위해서 경험 역시 중요한 부분으로 차지하고 있다.


김민웅 교수가 강조하는 치료에 가장 중요한 점은 ‘시간과의 싸움’이라 했다. 여기에서 시간이라 함은 응급실에 도착하는 시간을 말하며 전조증상이 나타났을 때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가야 하는 것은 심장이 계속 뛰게 해주도록 하기 위해서다. 심장이 멎어버리면 아무리 뛰어난 의사가 와도 시술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응급의료센터는 이러한 환자들이 1차적으로 심장이 계속 뛸 수 있도록 유지 시켜준 뒤 순환기내과 전문의가 와서 치료를 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증상이 발생해 멀리서 자가용이나 지인과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있는데 상당히 위험한 선택”이라며 “증상이 나타나면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구급차를 이용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심근경색은 일반적으로 동맥경화증의 예방과 같다. 동맥경화의 4대 위험인자는 흡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이다. 특히 흡연 여부가 중요한데 나이가 젊을수록 흡연 여부는 보다 중요한 위험인자가 된다. 그 밖에 비만, 가족 중 동맥경화증 환자의 유무, 경쟁적 성격 및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위험인자다. 이러한 위험인자들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예방의 관건이다.


병이 발생한 후 흡연은 절대 금하며 고혈압과 당뇨병 조절은 물론이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역시 정상 이하로 낮춰야 한다. 식이요법은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을 낮추는 방향으로 시행되며 수영, 자전거 타기, 조깅 등 적절한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지속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정기적인 검사도 받아야 한다. 요즘같이 날씨가 추울 때는 일교차에 우리 몸이 갑작스러운 변화를 막을 수 있도록 목을 따뜻하게 해주고 평소처럼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갑작스레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은 행동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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