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자궁내막암] 때도 아닌데 피가…

작성일 : 2022-03-14 조회 : 3,203


50~60대 주로 발병… 최근 젊은층서도 급증

정확한 원인 없지만 비만·당뇨 등 고위험군

폐경 후 출혈·생리 아닌데 이상 출혈 증상


자궁내막암은 자궁의 가장 안쪽 면인 자궁 내막에 생기는 암으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토르겐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과거 서구 선진국에서는 가장 흔한 여성 생식기 암으로 나타났는데 동양은 서양보다 상대적 빈도가 낮았으나 최근에는 서구화된 우리나라에서도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발생 가능성이 큰 연령은 50~60대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지만 최근 젊은 층에서도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질환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궁내막암에 대해 한양대학교 창원한마음병원 신병섭 여성의학센터장과 함께 알아본다.


자궁내막이란 자궁 내 공간을 덮고 있는 조직으로, 임신 시 태아가 창상이 되는 자궁의 가장 내측 벽을 구성하는 조직이다. 생리할 때 탈락되어 생리와 함께 나오는 부위이기도 하다. 자궁내막암은 바로 자궁내막에 생긴 암이다.


◇자궁내막암의 원인= 자궁내막암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고위험 인자들의 자궁내막암 상대적 위험 요인은 미산부, 늦은 폐경, 비만, 당뇨, 타목시펜치료,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 린치(Lynch) 증후군, 고령 등이다. 특히 에스트로겐 노출기회가 많아지거나 노출 기간이 길어지면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이른 나이에 초경을 하거나 폐경이 통상적인 나이보다 늦어지는 경우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오랜 기간 받게 되므로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에도 비만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비만과 더불어 다낭성난소증후군, 당뇨병이 있는 경우 자궁내막암의 위험이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자궁내막암 평균 발병 연령이 60대 초반인데 최근에는 젊은 비만 여성에서 자궁내막암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 외 가족 중 자궁내막암 또는 유방암, 대장암 환자가 있을 경우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며 면역 결핍 질환, 과거 복부 방사선 치료의 경험 및 자궁내막암의 전구병변내막으로 알려진 자궁내막 과다증식증 등도 자궁내막암의 위험 인자가 될 수 있다.


◇자궁내막암의 증상과 진단법= 자궁내막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폐경 후 자궁 초혈로 환자들의 90%에서 나타나는데 폐경전의 여성에서는 월경과다가 흔한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폐경 후 자궁 출혈은 15~25%가 자궁내막암과 관련된다. 출혈 다음으로 중요한 증상은 비정상 질분비물로 처음은 옅으나 곧 혈성질분비물로 나타난다. 또한, 암으로 인한 자궁비대나 자궁 밖으로의 전이로 인해 골반압통이나 둔통이 나타나기도 하며 동통은 다른 부위의 암처럼 암 말기로 진행되지 않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한양대학교 창원한마음병원 신병섭 여성의학센터장은 “폐경 이후 출혈이 발생하는 여성은 꼭 자궁내막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생리 기간이 아닌데 이상 출혈이 발생한다면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초음파 검사를 권한다”라고 말했다.


자궁내막암의 진단은 자궁내막 조직검사를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폐경 후 여성에서 질초음파상 내막두께 5㎜이상, 자궁강내악종양(용종), 자궁강내수종 소견을 보이면 추가검사도 진단할 수 있다. 질 출혈이 있으면 질식초음파상 자궁내막이 일정이상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 소견이 나타난다면 자궁내시경을 이용한 조직검사, 흡입 생검 등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이후 조직검사를 통해 암으로 진단되면 MRI를 포함한 영상진단을 통해 병의 진행정도를 확인하게 된다.


◇자궁내막암의 치료법= 자궁내막암은 초기라도 자궁과 난소 양쪽을 제거하는 수술 치료가 원칙이다. 필요에 따라 주변으로 전이 여부 확인, 병기 설정, 후속 치료법 결정을 위해 골반 및 주변 림프절 절제를 수술과 동시에 시행한다. 림프절 절제 시에 신경, 미세혈관, 요관 등 주변 구조물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로봇수술의 발달로 수술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데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것은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도 복강경 수술에 비해 우수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로봇수술의 중요성은 부인과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신병섭 센터장은 “의학의 발달로 최근에는 최소의 구멍으로 자궁내막암을 수술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경우 배꼽 부위에 하나만 뚫고 진행되기 때문에 출혈, 통증이 적고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환자의 만족도가 높아 일상으로 빠른 복귀가 가능하다. 또한, 수술로 제거된 조직을 검사하여 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 치료를 필요할 수 있다. 수술 결과에 따라 방사선치료나 항암화학요법을 추가로 진행할 수 있다.


◇자궁내막암의 예방법= 자궁내막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완벽한 예방은 어렵다. 하지만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평소에 건강관리가 필수적이다.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규칙적인 운동이다. 비만한 경우 자궁내막암 발생이 증가하므로 식이조절 및 적절한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지나친 고칼로리 섭취를 피하고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면 자궁내막암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자궁내막암은 효과적인 선별검사나 백신이 없으므로 정기적인 부인과 검진 및 질출혈 증상 시 부인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질환 초기에 비정상적인 출혈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증상이 있을 경우 이를 간과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도움말= 한양대학교 창원한마음병원 신병섭 여성의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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