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충과 위로를 나누고 성장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창원 한마음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 송지혜입니다. 올해로 7년 차가 되었고 만으로 6년 정도 되었습니다. 이전에 완화의료센터 병동에서 5년 가까이 했었고, 지금은 이직 후 중환자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간호사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고등학생 시절 생물이라는 과목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보건 계열 쪽으로 진학을 생각했고, 사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과가 간호학과였기에 선택하였습니다. 실습을 하면서도 나한테 맞는 과가 맞는지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할 길이 맞는지 고민을 많이 하였습니다. 하지만 각과를 돌면서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고 흥미가 생기면서 무사히 졸업하였고, 현재도 보람을 느끼면서 간호사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근무하는 병원의 분위기와 해당 임상 파트의 업무는 어떻게 되나요?
제가 현재 병원에서는 채 1년이 안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신규 선생님들이 바라보는 시선과 비슷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느끼기엔 저희 병원은 정말 자유로운 분위기입니다. 중환자실하면 긴장감을 항상 늦추지 않고, 뭔가 긴장되고 조용한 분위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활발합니다. 그리고 3교대가 너무 힘들 경우 최대한 근무를 배려해준다는 것입니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 때에도 한 달 무급휴가를 통해 휴식을 취하고 오도록 해줍니다. 아직 무급휴가를 해보진 않았지만 나중에 정말 힘들고 몸이 고단할 때, 한 달 쉬고 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중환자실은 중증환자들을 간호하기에 환자 수는 적지만 업무 강도는 높습니다. 그래서 환자의 모든 부분을 놓치지 않고 케어 할 수 있어야 하며,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곳입니다.
또한 Intubation, Ventilator, CRRT, ECMO, CPR 등 다양한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간호 수행 및 시술, 장비를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중환자실의 장점이라고 하면 보호자를 응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공부량이 많다는 것인데, 처음엔 힘들겠지만 특수 부서로서 굉장히 메리트가 있고 중환자실 경력은 어느 곳에서나 필요한 인재입니다.
Q. 근무하는 병원의 취업까지 노하우와 발령부서의 적응 노하우는 어떻게 되나요?
저같은 경우에는 자소서를 적을 때 그 병원 홈페이지에 여기저기 다 들어가 봤습니다. 여기에는 어떤 행사를 하고 있는지 어떤 것을 중요시하는지 그것에 따라서 자소서를 작성합니다.
솔직하게 하자면 2차 종합병원이기때문에 취업에 큰 어려움은 없겠지만 면접에서는 기본간호나 성인간호와 관련된 질문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면접을 잘 준비하시라고 얘기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중환자실에 적응하려면 위의 질문에서 얘기했듯이 공부를 많이 해야합니다. 특히 의학용어나 기본간호 위주로 먼저 공부를 하고, 일기 적듯이 오늘은 어떤 일을 했고 어떤 환자를 보았고 간단하게라도 그 환자의 차트를 보고 환자를 파악한다면 나중에 트레이닝을 받고 인계를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특히 중환자실 같은 경우에 기본 액팅일 뿐만 아니라 tracheostomy, thoracostomy 등 중환자실에서 하는 경우가 정말 많아 옆에서 assistant를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주춤해 하지 말고 기회가 있을 때 먼저 나서서 꼭 많이 해보시길 바랍니다. 어떤 일이든 많이 해봐야 자기만의 노하우를 만들고, 점점 더 노련해지는 중환자실 간호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Q. 간호사로서 임상에서 보람 있었던 일과 때론 힘들고 후회가 되는 일은 어떻게 되나요?
간호사로서 임상에서 힘든일이라고 묻는다면 신규간호사 시설 3교대 적응 못하거나 나의 몸이 아프거나 선임 선생님께 혼날 때 등 너무 많습니다. 사실 5년 동안 호스피스 병동에서 근무하면서도 많은 것을 느꼈지만 중환자실에서는 동시에 두 감정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일단 응급실에서 응급처치를하고 여러 장비들과 기구들을 달고 입실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편한 자세로 눕지 못하고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기저귀를 하고 있어야하는 등 이것저것 불만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고, 어떤 분들은 치료에 비협조적인 분들도 많습니다. 중환자실에서는 짧게는 2-3일 만에 일반병실을 가기도 하지만 상태 호전이 되지 않아 일주일 넘게 계시는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환자의 불만도 늘고, 보호자들은 불안해하고 걱정을 합니다. 그래서 중환자실 간호사들은 중간다리 역할로 보호자를 대신해 환자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전달해주고, 걱정할 가족들에게는 위안과 위로를 전해드립니다. 최근 한 환자분 중에 한분이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달라고 요청을 하셨고, 보호자에게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여 사진을 보내드린 적이 있습니다. 보호자분께서 답장을 보내주셨습니다.
‘간호사님 감사드립니다. 안그래도 전화 드리고 싶은데 꾹꾹 참고 있는 중이었어요. 남편에게 너무 장 하다고.. 보는 제가 힘이 불끈 솟는다고 전해주세요. 간호사님도 건강관리 잘 하시면서 환자분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먹을거리 갖다주시면서 환자 잘 부탁 드린다고 말씀해주시는 것도 감사하지만 어떨땐 저런 말한마디에도 힘이 나고 기분이 좋습니다^^
Q. 간호사가 되려면 준비해야 할 사항과 필요한 마음가짐이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간호사가 되려면 당연히 공부도 잘해야겠지만 아시다시피 공부 외에도 준비 해야할 것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융통성과 순발력, 침착함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간호사 일을 하면서 준비하고 필요한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병원은 제가 원하는대로 계획한대로 일의 진행이 되지 않고, 갑작스런 일이 발생하며 일이 미친 듯이 몰아 덮칩니다. 그때 저는 마음속으로 ‘침착하자 침착하자’ 주문을 외웠고, 우선순위를 정하여 머릿속에 정리가 되지 않을 때에는 노트나 포스트잇에 적어 주머니에 넣고 다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지금도 간혹 혼잣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단단한 마음가짐입니다. 신규간호사 시절엔 저를 다 무시하는 기분도 들어서 저의 자존심이 저 바닥에 가있기도 했었는데요. 자소서를 적을 때 저의 장점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적었습니다. 하지만 그 긍정적인 마인드도 한계라는게 있더라고요. 가끔 저의 감정 조절이 되지가 않기도 하고 쉽게 얘기하면 욱할 때도 있었어요. 이러면 환자나 보호자, 그리고 주변 동료들에게도 상처를 주거나 감정이 상할 수도 있겠다 싶어 더는 그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언젠가부터 머릿속에 꽂히더라고요. 그래서 깊게 심호흡을해서 감정을 추스르거나 환자나 보호자가 어떤 심한 말을 해도 꿋꿋하게 제가 해야 할 일을 하려면 저 자신을 단단하게 키워나가야 했습니다. 간호사 일에 충분히 자부심을 느끼시고, 임상에서 단단한 마음가짐으로 잘 헤처나가길 바라겠습니다.
Q. 선생님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저는 예전부터 대학원을 갈거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현재 일과 병행하여 보건대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잘할 수 있다는 마음과 다르게 체력이 따라와주지 않고 처음엔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하고 일단 대학원을 무사히 졸업하는 것이 목표이고, 그 외에 저는 중환자 간호를 조금 더 깊고 정확하게 공부하고자 ‘ICU에서 일하다’라는 블로그를 소소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론이 아닌 임상에서 다양한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일들이나 중환자실을 처음 발령받은 간호사 선생님들 눈높이에 맞춰 제가 공부한 것을 블로그에 공유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블로그를 활성화시키는 것도 저의 목표 중에 하나입니다. 저의 블로그로 인해 다양한 상황에서 제가 느꼈던 고충들을 선생님들은 덜 느끼시길 바라고.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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