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진드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기피제 뿌리고
설사 예방 위해선 되도록 길거리 음식 등 피해야
귀국 후 열·구토·황달 등 이상 증상 땐 전문의 상담
매년 10억명 이상이 서로 다른 나라, 다른 대륙으로 여행하는 시대이다. 세계적으로 코로나 방역방침이 해제된 후 2023년도에 다시 2000만명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올여름 즐거운 해외여행을 앞두고, 건강한 여행을 즐기기 위해 잠시 숙박 및 이동 수단 예약만 준비하는 것 외 좀 더 준비할 것은 없는지 확인해 보자. 이러한 준비를 하고 여행 후 건강 이상에 관심을 두는 의학 분야가 있는데 이를 ‘여행의학’이라고 한다. 여행과 관련된 건강관리 및 해외여행 시 주의해야 할 질환 등을 다루는 ‘해외여행의학’ 또는 ‘해외여행클리닉’이 있으니 이러한 곳을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설레는 해외여행, 떠나기 전 주의해야 할 사항은?
가장 좋은 준비 시기는 2개월 전부터이다. 방문해야 할 나라마다 필요한 준비사항이 다르다. 예를 들어 예방접종을 해야만 하는 경우,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 확인, 예방접종 서류 준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예방효과를 위해서 충분한 기간 뒤에 해당 국가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예방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 복용 후 이상 반응은 없는지 확인 후 처방을 받아 떠나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나의 건강 상태에 따라 주치의 선생님과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여행 기간 또는 체류 기간에 따라 평소 복용하고 있는 약이 충분한지, 이상 반응이나 문제가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 필요한 대처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
안전한 여행을 위해 나의 구체적인 여행 계획을 확인해 보자. 여행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지역(도심, 농촌지역, 고산지대, 열대우림 등)과 숙박 형태(호텔, 민박, 캠핑 등), 여행 중 활동(운전, 수상 레크리에이션, 동물과의 접촉, 문신, 피어싱 등), 성생활 등 다양한 위험 요인들에 대비하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한 나에게 맞는 여행자 보험을 확인하고 떠나기 전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먼저, 내가 방문한 국가별 주의사항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여러 사이트가 있다.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이트로 ‘질병관리청’ 홈페이지(해외감염병 NOW)를 참고하면 된다. 해외 감염병 예방수칙은 다음과 같다. 우선 여행 국가 감염병 발생 정보 확인하기, 출국 전 예방접종·예방약·예방 물품 챙기기, 해외여행 시 동물 접촉 피하기, 입국 시 건강상태질문서 제출하기, 귀국 후 감염병 증상 1339에 신고하기 등이다. 이와 함께 출국 최소 2주 전까지 예방접종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필요한 예방접종의 종류는 무엇일까? A형·B형 간염,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홍역-볼거리-풍진, 수두, 폴리오, 수막구균감염증, 장티푸스, 콜레라, 일본뇌염, 황열, 인플루엔자(독감) 등이 있다. 여행자의 건강 상태, 방문 국가 및 지역 특성에 따라 예방접종의 종류가 정해진다.
△황열 예방접종- 황열 위험 국가를 방문하거나 입국 시 황열 예방접종증명서를 요구하는 국가를 방문할 때 필요한 예방접종이다. 최소 출국 10일 전에 접종해야 하며, 출국 전 예방접종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건강 상태로 인해 황열 예방접종을 받을 수 없는 여행자는 황열 예방접종 면제 증명서를 발급받아서 출국한다. 주의할 점은, 황열 예방접종의 경우 국제공인 예방접종 기관을 방문해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방문 전 준비 사항이 있으니 잊지 말고 확인 후 방문하자. 황열 예방접종 가능 의료기관(경상남도) : 마산의료원, 통영적십자병원, 의료법인대우의료재단 대우병원, 진주고려병원 등
△콜레라- 콜레라 유행 또는 발생지역을 방문하는 경우 권하며 경구용 사백신으로 2~3회 복용해야 한다. 콜레라 예방접종의 경우 일부 국가에서 콜레라 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할 수 있으니 출국 전 확인해야 한다. 황열 예방접종과 같이 콜레라 예방접종 또한 국제공인 예방접종 기관을 방문하여 예방접종을 받는다. 콜레라 예방접종 가능 의료기관(경상남도) : 마산의료원, 의료법인대우의료재단 대우병원, 진주고려병원 등
△A형 간염- A형 간염은 분변-경구 경로로 전파되는 급성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이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먹고 감염될 수 있다. 고령일수록 70% 이상 황달이 동반되며 증상이 심해진다. 심한 경우 간이식을 고려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A형 간염 항체(IgG)가 있는 인구의 비율이 높았으나 2000년 이후 조사된 국내 자료를 보면 항체를 보유한 인구의 비율이 매우 낮아 현재 국내에서는 만 40세 미만을 대상으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접종 방법은 6~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이 필요하다.
△말라리아- 방문 국가의 말라리아 유형, 여행지역에 따른 내성 현황에 따라 예방 약제를 복용해야 한다. 예방 약제의 종류에 따라 복용 방법이 다르니, 의사와 상의하여 올바르게 복용해야 한다. 귀국 후 발열이 있다면 말라리아를 의심해야 하니 출국 전 미리 유의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뎅기열- 최근 여러 대륙에서 뎅기열이 증가하고 있다. 모기를 통한 뎅기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초기 치료 여부에 따라 치사율을 줄일 수 있다. 아쉽게도 뎅기열 백신은 현재 상용화된 백신이 없다. 말라리아, 황열과 같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장 흔한 증상인 설사는 어떻게 대처할까?
먼저 섭취하는 물과 음식물을 조심해야 한다. 가능한 한 길에서 파는 음식, 실온으로 준비되는 음식, 껍질째 먹는 과일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자주 손을 씻는 것이 좋은 예방법이다. 여행에 방해되지 않는 정도로 설사하는 경우 수분 섭취 정도로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 탄산음료와 같이 단 음료보다 스포츠음료로 수분 보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여행이 힘들 정도로 설사하는 경우 지사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혈변이나 열이 있는 경우는 지사제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은 권고하지 않는다. 모든 일정을 취소해야 할 정도로 심할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벌레, 진드기 등에 물리지 않으려면 벌레 기피제를 몸에 뿌리거나 가정용 살충제를 의류와 장비, 침구에 뿌리는 방법이 있다. 선택한 기피제 또는 살충제의 사용 방법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 항상 옷, 장비 등에 진드기가 있는지 확인하고, 야외 활동 후 가능한 한 바로(2시간 이내) 샤워하기, 자주 몸에 진드기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긴소매 옷이나 모기장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국내로 돌아온 뒤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경우는?
해외여행 전후도 중요하지만, 귀국 후에 컨디션을 잘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열, 설사, 구토, 황달, 소변 이상, 피부질환이 생겼다거나 여행하는 동안 감염성 질환에 노출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 여행하는 동안 동물에게 물린 경우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창원한마음병원 감염내과(여행의학) 박지영 교수는 “여행 전 국가별 감염병 예방수칙을 확인하여 필요할 시 적극적으로 예방 접종하기를 바라며, 여행 중에는 필요한 예방 물품을 준비하여 안전하게 여행할 것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도움말= 박지영 창원한마음병원 감염내과(여행의학) 교수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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