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절개는 줄이고 회복은 빠르게, 더 똑똑해진 ‘로봇 명의’

작성일 : 2024-06-03 조회 : 958

 


1895년에 독일 물리학자인 윌헬름 뢴트겐이 X선을 발견함으로써 의학 혁명이 시작되었다. 

X선은 부상과 질병의 진단이 쉬워져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됐다. 1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현재, 로봇과 인공지능(AI)이 또 다른 의료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로봇 및 인공지능(AI)을 통한 의료 혁신

로봇은 수술을 신속하고 완벽하게 수행하며, AI는 정확한 진단을 지원한다. 기술의 발전이 의료 서비스를 재발명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수술 로봇은 이미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수술을 할 수 있음을 입증했고, 수술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트라이커(Striker)의 ‘다빈치’ 수술 시스템과 같은 장비는 인공 관절 삽입에 필요한 부위를 정밀하게 깎아내는 등 정밀한 조작을 가능하게 한다. 

중국 에지메디칼 회사의 MP1000 시스템은 2023년도에 5G와 Wi-Fi를 이용하여 4600㎞ 거리의 원격 수술을 가능하게 했다.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중국은 다수의 원격수술사례를 보고했고 이러한 노력은 중국의 의료 서비스 품질과 효율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존슨앤드존슨과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수술 로봇 시장에 진출했다. 전 세계적으로 외과용 로봇 시스템 약 15대 이상이 각국의 식약청을 통과했다. 

이 중 아시아권에서는 중국이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 한국, 일본 및 인도가 보유하고 있다. 


 


◇로봇 수술 시스템의 현재 동향 및 전립선암 치료에 미치는 영향

로봇 수술 시스템은 지난 20년 동안 지속적인 발전을 경험하며 현대 수술의 양상을 혁신했다. 

다빈치가 미국에서 2000년 FDA 승인을 받은 후 5년 만에 한국에 로봇 수술 시스템이 도입돼 2021년에는 약 4만 건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로봇 수술이 아직도 전체 수술의 약 10% 정도로, 미국(40%) 및 중국, 일본과 비교해 뒤처져 있다. 


아시아 비뇨의학 로봇수술학회장인 창원한마음병원 비뇨의학과 성경탁 교수는 “기술의 진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현재의 보험의 구조적인 문제가 개선되면 5~10년 내 로봇 수술이 대중화될 것이며, 

로봇을 활용하여 치료하는 다양한 의료 질환 가운데 전립선암이 두드러지는 수혜자로 부각할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이미 남성 암 1위를 차지한 전립선암이 한국에서도 폐암과 위암에 이어 남성 3대 암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매년 환자 수가 6%씩 증가하며, 빠른 속도로 위암을 제치고 1위에 오를 전망이다. 전립선암은 전립선 비대증과 초기 증상이 유사해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전립선 비대증은 40대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60대에는 60%, 70대에는 70%로 발병률이 급증한다. 일단 발병하면 치료가 어렵고 계속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전립선암은 여러 개의 작은 종양으로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 소변을 볼 때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또한, 간혹 전립선암이 발견될 때는 종종 암이 이미 퍼져 허리나 갈비뼈에 통증이 발생한 상태일 때가 많다. 

따라서 50세 이상의 남성은 PSA (전립선 특이항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 전립선암이 진행되면 혈뇨, 요로 패혈증, 신부전, 골전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상태가 악화한다. 

전립선암은 초기 치료를 받으면 5년 생존율이 거의 100%에 이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치명률은 2.9%(2022년, 국가암정보센터)에 달한다. 

전립선암 치료를 위한 로봇 수술 시스템의 채택은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외과 의사 및 의료 기관들은 복잡한 수술을 정밀하게 수행하고 환자의 이환율을 최소화하는 데 로봇이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20여년간 로봇 수술 시스템에서의 지속적인 혁신은 향상된 능력을 갖춘 더욱 정교한 플랫폼의 개발로 이어졌다. 

이러한 발전으로 2024년에 미국 FDA에서 허가된 최신 버전의 로봇 시스템은 한층 개선된 영상 기술, 햅틱(촉감) 피드백 시스템, 수술 중 실시간 지원을 위한 통합된 AI 알고리즘 등이 포함되며 

전산 능력이 기존의 모델보다 1만배 정도 빠르고 손 떨림 보정 기능이 거의 45% 개선돼서 이로 인해 수술 후 장기 기능 보존이 우수하며, 

갑상선암 환자의 성대 기능 보존과 전립선 수술 시 발기 기능 유지에 훨씬 유리하여 고도의 정밀성과 수술의 효율성을 제공한다. 



◇전립선암 치료에서 로봇 수술 시스템의 이점

전립선암 치료에서 로봇 수술 시스템의 이점은 다음과 같다. 


정밀한 조작(고해상도 카메라와 특수 도구를 사용해 정밀한 조작이 가능하다. 이는 전립선 주변의 중요한 신경 및 혈관을 보호하고 전립선을 정확하게 제거하도록 돕는다),


작은 절개 및 빠른 회복(전통적인 개방 수술과 대비해 절개 부위가 적으므로 환자의 회복 속도가 빠르다. 이는 통증이나 혈액 손실 등의 부작용을 줄여준다), 


최소한의 출혈(조직을 정밀하게 다루므로 출혈이 최소화된다. 이는 수술 중이나 수술 후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을 줄여준다), 


3D 시각화(고해상도 3D 카메라를 사용하여 수술 영역을 더 명확하게 시각화한다. 이는 수술 중 정확한 조작을 돕고 수술자의 시야를 개선하여 수술의 정확성을 향상한다), 


편의성과 효율성(의료진이 로봇 팔을 사용하여 조작하기 때문에 작업 공간에 대한 더 큰 편의성과 효율성을 제공한다), 


집도적인 수술(의료진이 조작하는 로봇 팔에 카메라를 장착하여 직관적인 수술이 가능하다. 이는 전립선 주변의 구조를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하여 합병증의 위험을 줄인다), 


기능 보존(전립선암의 경우, 요(소변) 자제 기능 조기 회복 및 성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 로봇 시스템이 제공하는 정밀한 기구 및 확대된 시각화는 

의사가 이러한 기능을 담당하는 중요한 신경과 조직을 보호할 수 있게 하여 장기적인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암의 정밀 제거 강화(로봇 보조 수술은 암의 정밀 제거 및 재발률 측면에서 개복 수술과 비슷한 결과를 달성한다. 

또한, 로봇 보조 수술의 비침습적 특성은 정밀한 절제와 종양 가장자리의 더 나은 시각화를 가능하게 하여 암학적 제어를 향상한다) 

등이다. 


이러한 이점들로 인해 로봇 보조 하에 전립선 절제술은 전통적인 개방적 수술과 비교해 혈액 손실, 입원 기간 단축, 빠른 회복 시간을 포함한 

우수한 임상 결과를 보여주며 이는 환자의 수술 후 생활의 질을 향상한다. 


로봇 수술 기술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발전해 왔으며 환자의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등 여러 가지 이점을 제공한다. 

이러한 로봇 수술 기술은 전립선 수술, 심장 수술, 소화기관 수술, 부인과 수술, 갑상선 수술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 적용된다.  

한, 의료 기관들은 로봇 수술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환자들에게 더욱 정교하고 안전한 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발전하여 세계적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성경탁 (창원한마음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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