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관상동맥질환과 관상동맥우회술] 피 잘 통하게… 심장에 활로

작성일 : 2024-08-26 조회 : 495

협심증·심근경색증 대표질환… 흉통 등 증상 


고혈압·고지혈증·흡연·비만·스트레스 등 원인


좁아진 심장동맥에 대체 혈관 연결해 우회로 뚫어


수술 후 약물복용·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 등 중요


최근 관상동맥질환의 하나인 ‘허혈성 확장성 심근병증’, 즉 심근경색을 앓는 환자(남·65)가 내원했다. 운동 시 호흡곤란 증상으로 병원 순환기내과를 방문했는데, 초음파를 통해 보니 좌측 심장에 혈전이 발견됐다. 전체적인 심장 기능도 많이 약해진 상태라 의료진은 수술적 치료를 권고했고, 두 달 정도 항응고제를 사용하면서 혈전을 녹인 후, 혈전이나 미세색전이 뇌 기능에 영향을 주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인공 심폐기를 사용하지 않는 ‘무심폐기 관상동맥 우회술’을 했다.

우리 몸에서 심장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동맥혈관인 ‘관상동맥’이 흔들리면 생명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관상동맥에 발생하는 질환,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관상동맥우회술에 관해 알아본다.



 


◇관상동맥이란?

관상동맥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 혈관이다. 대동맥 뿌리 부분에서 시작하여 우측과 좌측 두 개의 관상동맥이 심장의 표면을 주행하며 우측은 우심방, 우심실, 좌심실 아래 부위에 혈액 공급하고 좌측은 두 개의 관상동맥으로 갈라져 좌심방과 좌심실, 중격(구조들을 분리하는 막이나 근육) 부위에 혈액 공급한다. 


관상동맥질환은 관상동맥이라는 심장혈관에 동맥경화증이 진행되면서 혈관이 막힘으로써 심장이 운동하거나 일해야 할 때 충분한 혈류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서 심장근육에 상대적인 빈혈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관상동맥질환의 원인으로는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당뇨병 등이 명백한 위험인자이며 그 외에 가족력, 비만, 운동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위험인자다. 관상동맥의 내벽 손상에 영향을 주는 인자로는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증가, 고혈압, 흡연 등이 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협심증, 심근경색증이 있다. 동맥경화증 때문에 만성적으로 협착돼 생기는 것을 ‘안정형 협심증’, 죽상 동맥경화 병변이 파열돼 혈전이 발생해 갑작스럽게 협착이 심해져 생기는 것을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정의한다. 같은 이유로 죽상 동맥경화 병변의 파열로 혈관이 막히며 심근의 괴사가 생기는 것을 ‘급성 심근경색증’이라고 하며 이는 불안정형 협심증의 연장선에 있다.


또한, 죽상 동맥경화 병변이 별로 없음에도 혈관의 연축 때문에 혈류 장애가 발생해 초래되는 것을 ‘변이형 협심증’이라고 한다. 협심증에 의한 가슴 통증 혹은 가슴 불편감은 심근의 허혈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대부분 육체적으로 무리했을 때 나타나며, 안정을 취하면 서서히 가라앉는다. 협심증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흉통은 전흉부에 뻐근하고 무지근하고, 가슴을 짓누르는 압박감, 쥐어짜는 듯한 통증으로 나타난다. 이는 목, 어깨, 양팔, 상복부로 뻗치기도 한다. 가슴 통증은 운동, 스트레스, 과식 등 심장이 일을 많이 해야 할 때 더 흔하게 나타난다. 비전형적인 흉통도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막연한 통증을 호소하거나 불쾌한 저림 증상 또는 타는 듯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흉통 대신에 호흡곤란, 의식 소실, 피로감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고령의 환자에게서 흔하다.


◇진단

 관상동맥질환의 진단은 신체 검진과 문진, 그리고 진단적 검사로는 심전도, 혈액 검사, 심장 운동부하검사, 핵의학 검사, 심장 초음파, 관상동맥 단층 촬영술, 관상동맥 조영술이 있다. 관상동맥질환의 치료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내과적인 약물치료 방법, 최근 들어 보편화한 스텐트 치료 방법, 수술적인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병의 중증 정도를 봐서 병의 분포가 크지 않으면 ‘약물치료’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동맥경화증으로 좁아진 혈관을, 그물망을 이용해서 열어주는 ‘스텐트 시술’ 또한 아주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수술적인 치료 방법인 ‘관상동맥우회술’은 좁아진 관상동맥을 대체할 수 있는 혈관을 연결해 심장에 혈류를 공급하는 우회로를 만들어주는 수술이다. 우회도관으로 ‘내흉동맥’을 사용할 경우, 연축 현상이 잘 일어나지 않고 동맥경화에 의한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장기 개통률이 우수하다고 보고된다.


다만, 전통적인 관상동맥우회술인 인공 심폐기를 사용하면 다량의 항응고제를 사용함으로써 출혈의 발생 빈도가 높으며, 콩팥 기능의 손상 빈도도 높다. 혈액 안의 성분들이 몸 밖의 기계를 통해 순환해 전신 염증 반응이 발생하고, 수술 전 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위험성은 더 높아지게 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수혈을 피하고 혈전이나 미세색전이 뇌 기능에 영향을 주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인공 심폐기를 사용하지 않는 수술법인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한다.


무심폐기 수술은 당뇨병이 있으면서 다혈관 질환인 경우, 좌 주간부 병변이면서 심한 석회화 등으로 시술이 쉽지 않은 경우, 신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 등에서 고려할 수 있다. 수술 후 환자의 회복 속도도 빠르다는 것이 장점으로 알려져, 특히 심장 기능이 나빠져서 수술의 위험도가 높은 환자나 고령의 환자에게서 많이 시행하는 수술법이다.


수술 후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한 채로 1~2일간 기계 호흡이 이루어지며, 이후 인공호흡기를 떼고 일반 병실로 옮긴 후 약 7~10일간의 회복 치료를 받고 퇴원할 수 있다. 수술에 따른 합병증으로 출혈, 흉골 절개부 감염, 뇌졸중, 전신마취 부작용, 수술 후 폐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절개한 흉골 부위가 다시 완전히 붙을 때까지는 약 2개월 정도 필요하며, 그동안 격렬한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수술 이후

 관상동맥우회술로 심장질환을 완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수술 후 지속적인 추적 관찰과 약물복용,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환자의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후에 음주, 흡연, 과식,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 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관상동맥질환이 재발생할 수 있기에 생활 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담당 의사와 함께 위험인자에 따른 약물도 잘 복용하며 식이, 운동을 잘 병행하는 것을 권고한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도움말= 이동협 창원한마음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