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발견해 수술적 치료하면 생존율 44.7%
췌장 절제 시 혈당 조절 어렵고 소화 기능 감소
복강 내 감염·대량 출혈 등 합병증도 주의해야
매년 11월은 췌장암의 달이며, 올해 11월 21일은 췌장암의 날이었다. 세계 각국의 췌장암 캠페인 단체들로 결성된 세계췌장암연합(World Pancreatic Cancer coalition, WPCC)이 췌장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2014년도부터 매년 세계 췌장암의 날(World Pancreatic Cancer Day)을 정하여 캠페인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2015년도부터 이 캠페인에 동참해 오고 있다. 창원한마음병원에서도 지난 11월 27일 췌장암 공개강좌를 열어 이 캠페인에 동참하기도 했다.
췌장암이 어떤 암이기에 이렇게 달을 정하고, 날을 정해서 캠페인을 하는 것일까?
췌장암은 고형장기에서 기원하는 암 중에서 생존율이 가장 나쁘지만, 조기에 진단해 수술을 포함한 적절한 치료를 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2013~2019 통계에 따르면, 국소적으로 진행한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이 17.5%인데 비해, 수술이 가능한 경우 44.7%로 생존율 차이가 크다.
췌장암은 발견 당시에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고,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10~15%에 불과하므로 조기 발견해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췌장암 발생 부위 차이
췌장암의 수술적 치료는 암이 췌장의 어느 부위에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췌장은 상복부의 위 뒤편에 가로로 길게 자리 잡고 있는데, 해부학적으로는 머리, 몸통, 꼬리로 구분한다. 암이 췌장의 머리에 위치한 경우, 췌십이지장절제술(휘플씨수술)을 시행한다. 이 수술은 췌장 머리부위 및 이를 둘러싸고 있는 십이지장, 소장의 일부, 위의 일부, 담낭, 담도, 임파선을 절제한 후, 담도와 소장, 남은 췌장과 소장, 위와 소장을 연결하여 담즙, 췌장 소화액, 음식이 내려가는 길을 복원하는 수술이다.
암이 췌장의 몸통, 꼬리에 위치한 경우, 원위췌절제술을 시행한다. 이 수술은 췌장의 몸통, 꼬리 및 비장, 임파선을 절제하는 수술이며, 담즙, 췌장 소화액, 음식이 내려가는 길은 그대로 있기 때문에 복원이 필요하지 않다. 암이 췌장 전체에 걸쳐 위치한 경우, 췌장전절제술을 시행한다. 이 수술은 앞서 말한 췌십이지장절제술과 원위췌절제술을 합한 것이며, 전체 췌장, 십이지장, 소장의 일부, 위의 일부, 담낭, 담도, 비장, 임파선을 절제한 후 담도와 소장, 위와 소장을 연결하여, 담즙, 음식이 내려가는 길을 복원하는 수술이다.
과거에는 이 모든 수술을 배를 크게 열어(개복) 시행했고, 요즘에는 복강경 및 로봇을 이용해서도 수술이 가능하다. 복강경, 로봇을 이용한 수술은 개복 수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치료 효과는 비슷하다는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서 다 적용할 수는 없으며, 수술 시간이 개복 수술에 비해 더 오래 걸리고, 비용이 더 비싸다. 개복 수술은 복강경 수술에 비해 수술 시간이 짧고 정교한 동작이 가능하며, 수술 중 위험 상황에 대처하기가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수술 창상의 크기가 커서 통증이 심하고, 큰 흉터를 남긴다.
◇합병증 주의 해야
췌장 수술은 수술 후 합병증이 매우 두려운 수술이다. 췌장 소화액이 누출되는 경우, 이 자체만으로도 복강 내 감염의 위험이 증가하고, 인접 혈관 등 주위 조직을 녹이면서 대량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면 입원 기간이 매우 늘어날 수 있고, 이는 사망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췌장 관련 수술은 수술뿐 아니라 수술 후 초기 관리에 있어서도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수술 후 합병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술을 꼼꼼히 하고, 수술 후 발생 가능한 합병증에 대해 잘 알고 대처할 수 있는 의료진을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췌장을 수술적으로 절제를 하게 되면 췌장의 기능이 그만큼 감소하게 되므로, 혈당 조절이 쉽지 않을 수 있고 소화 기능도 감소할 수 있다. 특히 췌장전절제술의 경우엔 췌장의 혈당 조절 기능 및 소화 기능을 모두 잃게 된다. 따라서 췌장 수술 후엔 혈당 조절을 위해 경구약, 인슐린 피하 주사 등이 필요할 수 있으며, 췌장 소화효소로 구성된 소화제 등이 췌장의 소화 기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술 후 영양 관리도 매우 중요한데,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수술 후에는 식사량이 매우 많이 감소하게 되어 체중이 감소하고, 특히 근육량이 감소한다. 체중 감소 및 근육량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절한 영양 관리가 필요하다.
췌장암은 사망률이 가장 높은 무서운 암이다. 하지만 췌장암이라 할지라도 조기에 발견하여 수술하면 완치될 수 있으므로, 희망을 품고 적극적으로 검사하고 치료할 것을 권한다. 특히 췌장암의 고위험군에 속하는 경우 정기적으로 검진받을 것을 권한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도움말= 윤종희 창원한마음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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