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은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하는 비율이 환자 10명 중 2명이 채 되지 않아 주요 암 중에서 제일 낮으며, 진단 후 1년 내 사망률은 소화기암 중에서 가장 높다. 췌장암의 예후가 매우 나쁜 이유는 늦게 진단되기 때문이다. 초기 증상이 애매하고 비특이적이어서 위염이나 과민성 대장염으로 오인되기 쉽다. 또한, 우리 몸에서 췌장은 상당히 뒤쪽 후복막에 있고 앞으로는 위장이 지나가기 때문에 복부 초음파 검사로는 췌장 전체를 보기 어렵다. 췌장암이 수술로써 완치되려면 종양이 췌장 내에 국한되어 있고 주변 임파선이나 혈관에 퍼지지 않아야 한다. 췌장암의 경우 종양이 빨리 자라고 주변 혈관으로 암세포가 잘 침투해서 증상이 나타난 지 2~3개월 만에 수술할 수 없는 췌장암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흔하다.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 면역요법, 표적치료제 등도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진다. 중립자 치료도 외과적 수술이 어렵고 원격 전이가 없는 환자에만 적용되며(현재까지 췌장암 치료는 외과적으로 종양을 절제하는 것이 최선), 비용과 효과를 고려할 때 중립자의 췌장암 치료 효과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췌장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 아래 사항에 해당하는 분들은 CT나 MRI를 이용한 주기적인 췌장암 검사를 권유한다. 첫째, 위장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며 약물을 복용해도 호전되지 않을 때, 둘째, 중년 이후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았거나, 원래 있던 당뇨병의 혈당 조절이 잘 안될 때(췌장암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여 혈당 조절에 지장을 줌), 셋째, 췌장의 낭종(물혹)이 있을 때, 특히 점액성 낭종의 경우 악성으로 변하는 비율이 높다. 넷째, 만성췌장염 또는 유전성 췌장염 환자(췌장염이 만성으로 오래 지속되면 췌장 세포가 악성으로 변할 수 있다), 다섯째, 급성췌장염 진단을 받았는데 의료진이 그 원인을 모르겠다고 할 때(췌장암이 췌관을 압박하게 되면 췌장액의 흐름이 방해를 받아 급성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 여섯째, 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있을 때(특히 부모나 형제 중), 일곱째, 혈액 검사상 CA19-9 또는 CEA가 많이 증가했을 때 췌장암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받을 것을 추천한다.
췌장암을 초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소화 관련 증상이 췌장암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에 대해 의심하고 췌장 전문가를 찾아 진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진 또한 췌장암 환자가 초기에 막연한 위장 증세로 병원을 방문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췌장암을 초기에 발견하는 길은 첫 진찰에서 췌장암을 의심하여 췌장 정밀 검사(복부 CT나 MRI)를 시행하기까지의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물론 여기에는 담당 의사의 풍부한 임상 경험이 중요하다.
김명환 (창원한마음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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