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혈액암] 혈액 타고 온몸으로… 조기치료 완치 지름길

작성일 : 2025-04-29 조회 : 1,250

피 만드는 골수·면역 담당 림프계에 생기는 암

백혈병·악성 림프종·다발성 골수종 등 다양

항암제 발전으로 초기 진단·치료 땐 생존율 높아


우리 몸에 생기는 암은 크게 ‘고형암’과 ‘혈액암’으로 나뉜다. 

고형암은 말 그대로 몸속 장기에 ‘덩어리’ 형태로 생기는 암을 말한다. 

예를 들면 폐암, 유방암, 위암, 대장암, 난소암, 전립선암 등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암들이 여기에 속한다. 

반면, 혈액암은 피를 만드는 기관인 골수나,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계에 생기는 암이다. 

덩어리 형태가 아니라 피나 림프를 통해 온몸에 퍼지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인 혈액암으로는 백혈병, 악성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골수이형성증후군, 만성 골수증식성 질환 등이 있다.



◇혈액암은 왜 생길까?

고형암과 달리 혈액암은 원인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정확한 원인이 100%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환경적·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위험 요인은 다음과 같다. 

유전적 요인(일부 백혈병이나 림프종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고령(나이가 들수록 면역기능이 약해지고, 세포의 유전자 손상이 누적되기 때문에 

혈액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방사선 노출(고용량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백혈병 등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원자폭탄 피폭자나 일부 암 치료를 위한 방사선 치료 후에 나타나기도 한다), 화학물질 노출(벤젠 같은 유기용매나 살충제, 일부 항암제에 장기간 노출되면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예를 들어, HTLV-1 바이러스는 특정 형태의 백혈병과 연관이 있고, EB 바이러스는 일부 림프종과 관련이 있다), 면역 억제 상태(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 또는 선천적 면역 결핍 환자에게서 혈액암이 발생할 수 있다), 기저질환(골수이형성증후군 등 일부 혈액질환이 시간이 지나면서 백혈병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등이다. 

이같은 요인들이 있다고 해서 모두 혈액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대부분 환자에게서 명확한 원인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혈액암은 어떻게 진단할까?

혈액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혈액과 골수를 검사한다. 이를 통해 혈액세포의 수, 모양, 분포 등을 확인한다. 

기본 검사 외에도 면역표현형 검사, 세포유전학 검사, 분자생물학 검사 등 다양한 정밀검사가 함께 이루어진다. 

암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추가 검사도 있다. 다발성 골수종에서는 특이 단백질(M-단백)을 찾기 위해 단백전기영동 검사, 뼈의 X-ray 검사 등을 시행한다. 

림프종 진단 시에는 림프절 생검, CT(컴퓨터 단층촬영), PET(양전자 단층촬영) 등을 통해 병의 위치와 범위를 확인한다. 


골수검사는 뼛속에 있는 골수를 특수주사기를 이용하여 채취하여 검사하는 것으로 혈액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 후 효과를 평가하는 데 필수적인 검사이다. 

환자들은 골수검사는 통증이 심하고 위험한 검사라고 생각하고 검사받는 것을 망설이거나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골수검사는 간단하고, 안전하며,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검사이다. 수술방이 아니라 일반 검사실 또는 병실 침상에서 시행하며, 

전신마취나 척추마취가 아니라 국소 마취하여 시행한다. 우리 몸의 모든 뼈에서 골수를 채취할 수 있으나 엉덩이뼈에서 채취하는데 

이는 엉덩이뼈가 넓고 편편하여 골수를 채취하기 쉽고, 엉덩이에는 근육이 대부분이고 신경이나 혈관은 별로 없기에 안전하다. 

일반적으로 엉덩이에 근육주사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혈액암은 어떻게 치료할까?

혈액암은 장기 한 곳에 생기는 병이 아니라 온몸으로 퍼질 수 있는 암이다. 

그래서 고형암과 달리 국소요법인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는 어렵고, 치료의 핵심은 약물(항암제)치료다. 

상황에 따라 방사선치료,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 등을 병행할 수 있다. 항암제 치료가 많이 발전하였는데,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뿐만 아니라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CAR-T 치료가 개발되어 실제 혈액암 치료에 사용되어 완치율을 향상하고 있다. 

혈액암의 종류별로 치료 방법도 조금씩 달라진다. 


백혈병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며, 환자의 나이와 전신 상태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급성 백혈병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신속한 항암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는 관해유도요법(암세포를 빠르게 줄이는 치료), 중추신경계 예방 치료(뇌와 척수로 암이 퍼지지 않게 하는 치료), 공고화요법(남아 있을 수 있는 암세포 제거), 

유지요법(재발을 막기 위한 치료) 네 가지 단계를 거친다. 필요할 시 고용량 화학요법이나 전신 방사선 치료 후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기도 한다. 

만성 백혈병은 진행 속도가 느려 비교적 안정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표적치료제로 특정 유전자 이상만을 공격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골수이형성증후군은 골수에서 비정상적인 혈액세포가 만들어지는 병이다. 

치료는 환자의 연령과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결정되며, 수혈, 조혈성장인자 투여, 저메틸화 치료, 조혈모세포이식 등이 시행될 수 있다. 


림프종은 림프계에 생기는 암으로, 종류와 악성도, 병기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항암제 치료가 기본이며, 경우에 따라 방사선 치료나 조혈모세포이식을 병행한다. 


다발성 골수종은 항체를 생성하는 뼛속의 형질세포가 과다 증식하는 병으로, 뼈의 통증이나 빈혈, 신장 기능 저하, 감염 등을 유발한다. 

증상 완화를 위한 항암제치료, 면역조절제가 우선이며, 70세 미만 환자는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술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도 있다. 


병기에 따라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제 치료를 단독 또는 조합으로 치료하는 고형암과는 다르게 혈액암은 몸 전체에 퍼져 있기에 초기부터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는 전신 치료인 항암제 치료가 근간이며, 다양한 종류의 항암제 치료의 발전으로 혈액암도 충분히 치료 가능한 병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에 잘 반응한다면 완치도 기대할 수 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완치율은 40~80% 정도인데, 

예후가 좋은 군에서는 항암화학요법만으로도 60~80%가 완치가 가능하며, 표준 위험군에서는 약 40~60%까지 완치 가능하다.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의 경우 60~70%의 장기 생존율을 보인다. 


빈혈, 출혈 증상이 있거나 혈액암의 가족력이 있다면 혈액암 전문의에게 빠른 진료를 받는 것이 완치를 위한 지름길이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도움말= 창원한마음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경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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