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통(가슴 통증)은 응급실을 찾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다. 많은 사람이 가슴에 통증을 느끼면 심장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두려워하지만,
실제로 흉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흉통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과 각 질환에 맞는 적절한 진료과를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자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환자 60% 가슴근육·뼈 손상 인한 ‘근골격계 질환’
잘못된 자세·과도한 운동·만성 스트레스 주원인
기흉·대동맥 박리·역류성 식도염 등 이유 다양
주 5회 이상 걷기·건강한 식습관으로 예방해야
◇흉통 원인들
첫째, 가장 흔한 흉통의 원인은 근골격계 질환이다. 흉통 환자의 약 60~70%가 심장이나 폐가 아닌 가슴 근육이나 뼈 문제로 인한 통증을 겪는다.
잘못된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과도한 운동이 가슴 근육과 늑연골(갈비뼈와 흉골 사이 연골)에 미세한 손상과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통증은 숨을 깊게 쉬거나 특정 동작에서 심해지고,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더 명확히 느껴진다.
때로는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긴장이 근육을 긴장시켜 가슴 부위에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근골격계 질환으로 의심되면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또는 통증의학과를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2주 내 쉽게 호전된다.
둘째, 늑골 골절도 흉통의 흔한 원인 중 하나다. 낙상, 교통사고, 격렬한 기침과 같은 외상 이후 발생할 수 있으며,
노인층에서는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발생한다. 숨을 쉬거나 기침할 때 또는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 날카로운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때로는 초기 X-ray 검사에서는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어 초음파나 CT 촬영으로 정확한 진단을 하기도 한다.
늑골 골절이 의심되면 심장혈관흉부외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하며, 보조기 착용이나 심한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셋째, 기흉은 폐를 둘러싼 흉막 사이에 공기가 들어가 폐가 찌그러지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갑자기 가슴에 날카로운 통증과 함께 숨쉬기 어려움이나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다.
키가 크고 마른 젊은 남성에서 자주 발생하며, 흡연자에서도 위험이 크다. 특히 긴장성 기흉은 빠르게 흉막강 내 압력이 상승해 심장을 압박하여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상황이다. 기흉이 의심되는 경우는 즉시 흉부외과를 방문해 흉부 X선 촬영으로 진단받고, 필요하면 흉관 삽입술 등으로 공기를 제거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넷째,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나타나는 질환이다.
운동이나 계단 오르기와 같이 심장에 부담이 될 때, 5분 내외의 조이는 듯한 흉통이 나타났다가 쉬면 사라진다.
또한 협심증은 스트레스나 추운 날씨에도 유발될 수 있다. 협심증이 의심되면 심장내과나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 심전도, 심장초음파, 운동부하 검사, 관상동맥 조영술 등을 통해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혀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중앙부에서 20분 이상 지속되는 극심한 통증이며, 왼쪽 팔이나 턱, 등으로 통증이 퍼지고 식은땀, 구역감, 호흡곤란이 동반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연락해 응급실로 이송해야 한다. 심근경색은 조기에 치료할수록 생존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섯째, 대동맥 박리는 흉통을 유발하는 질환 중 가장 위험한 상태로, 혈관 벽이 찢어지는 상황이다.
이때 환자는 보통 ‘칼로 찢는 듯한 통증’이라 표현할 정도로 격렬하며 목이나 등으로 통증이 번진다.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지체하지 않고 심장혈관흉부외과가 있는 병원을 방문하여 긴급 수술을 받아야 생명을 지킬 수 있다.
일곱째, 역류성 식도염은 소화기 질환으로 인해 흉통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자극적인 음식이나 커피, 야식을 먹은 후 가슴 부위가 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목에 이물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누웠을 때 증상이 악화하고,
제산제를 복용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때로는 식도의 운동 장애나 경련이 동반될 수도 있어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소화기내과를 방문해 내시경으로 진단하고 식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로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공황장애와 같은 불안장애로 인해 흉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장 검사 결과는 정상인데도 가슴 두근거림, 숨이 막히는 듯한 증상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경우,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상담과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상당히 호전될 수 있다.
◇질환 판단 및 예방
흉통이 발생해 병원에 방문하면 심전도와 흉부 X선 촬영을 통해 먼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환부터 빠르게 확인한다. 필요에 따라 심장초음파, 혈액 검사(심근 효소, 혈전 관련 수치 등), CT 촬영, 내시경, 근골격 초음파 등을 추가로 시행해 정확한 원인을 밝힌다. 또한 상태에 따라 응급처치로 산소 공급, 진통제 투여, 필요할 시 즉각적인 혈관 확장 약물 투여와 같은 초기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
흉통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 유지가 중요하다. 금연을 하고,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빠르게 걷는 운동을 권장하며,
싱겁고 채소와 견과류, 올리브유가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을 따르는 것이 심혈관 건강 유지에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평소 스트레칭과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충분한 수면과 적절한 체중 관리를 통해 전반적인 건강을 지킬 수 있다. 흉통이 있다고 해서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고혈압, 당뇨, 흡연, 고지혈증 등의 위험 요인이 있거나 50세 이상이라면 가벼운 통증이라도 무시하지 말고 꼭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길 바란다.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고,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도움말= 창원한마음병원 심장혈관흉부센터 이동협 교수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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