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은 누구나 흔히 겪는 증상이지만, 그 원인이 단순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수주에서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이나 가래 증상이 있다면, 단순한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이러한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했다가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NTM)’이라는 생소한 진단을 받고 당황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이 질환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특히 중장년층과 노년층을 중심으로 발병이 증가하고 있어 조기 인식과 적절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결핵 항산균은 결핵균과 유사한 성질을 가진 세균군으로, 결핵과 달리 사람 간 전염은 되지 않는다.
대신 흙, 물, 공기 등 자연환경에 널리 존재하며, 일상생활에서 호흡기를 통해 폐로 유입될 수 있다.
이 균이 폐에 침투하면 만성 염증을 유발하며, 결국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이라는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 질환은 과거 폐결핵, 기관지 확장증, 폐섬유화 등 기저 폐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고령자에게서 많이 발생하며,
마르고 키가 큰 체형의 사람, 특히 여성에게도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
이는 호흡기 구조나 면역 반응의 차이 등 복합적인 생물학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증상은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기침, 끈적한 점액성 가래, 피가 섞인 가래(혈담), 만성 피로감, 체중 감소, 식욕 저하 등이다.
이 같은 증상은 흔히 천식이나 만성 기관지염으로 오인돼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뚜렷한 원인 없이 기침과 가래가 2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반드시 호흡기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진단을 위해서는 단순한 청진이나 흉부 X선 촬영 외에도 흉부 CT 검사와 미생물학적 검사가 함께 이루어진다.
병변의 위치와 형태를 정밀하게 확인하기 위해 CT 검사를 권장하며, 확진을 위해서는 서로 다른 날짜에 채취한 객담(가래) 검체에서 동일한 균이 2회 이상 배양돼야 한다.
필요 시 기관지내시경을 통해 폐조직이나 기관지 세척액을 확보해 균 배양 및 조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는 여러 항생제를 장기간 병합해 복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표적인 균주인 마이코박테리움 아비움 복합체(MAC)의 경우,
두세 가지 이상의 항생제를 1년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위장장애, 간 기능 이상, 청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치료 경과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병변이 국소적으로 심하면 외과적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으며, 치료가 길고 재발이 많은 만큼 환자의 꾸준한 참여와 인내가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방을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금연, 스트레스 관리 등은 폐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샤워기 헤드, 정수기, 가습기, 욕실 등 물기가 많은 공간은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소독하며, 실내 환기를 자주 시켜 습도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기침이나 가래가 2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호흡기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김호철 (창원한마음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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