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편도염·잇몸 염증 생기면 림프절 비대
목 앞쪽 아래 불룩하면 갑상선 결절 가능성
통증 없는 혹 서서히 커지면 침샘 종양 의심
위치·모양·크기·동반 증상 따라 진료 필요
목에는 갑상선과 침샘, 림프절, 혈관, 신경 등 여러 구조물이 밀집해 있다. 목에서 멍울이 만져진다면 감기나 인후염에 반응해 림프절이 일시적으로 커진 것일 수 있다. 갑상선 결절이나 침샘 질환, 양성 종양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 드물게는 구강·인두·후두 또는 폐·위장관·식도 등에서 발생한 종양이 목 림프절로 전이돼 멍울로 처음 발견되기도 한다. 따라서 목멍울은 발생 위치와 지속 기간, 크기 변화, 통증 여부, 동반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원인을 구분해야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목멍울’은 왜 생길까
성인에게 나타나는 목멍울의 흔한 원인 중 하나는 감염에 따른 반응성 림프절 비대다. 감기나 편도염, 인후염, 치아·잇몸 염증이 생기면 면역반응 과정에서 목 림프절이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원인 질환이 호전되면서 멍울도 점차 작아지는 경우가 많다. 목 앞쪽 아래에서 만져지는 멍울은 갑상선 결절일 가능성이 있다. 갑상선 결절은 특별한 증상 없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양성이지만 초음파에서 관찰되는 모양과 크기에 따라 세포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귀밑이나 턱 아래가 식사할 때마다 붓고 아프다면 침샘관을 막는 타석이나 침샘 염증을 의심할 수 있다. 반면 통증 없이 덩이가 서서히 커지거나 얼굴 한쪽의 움직임 또는 감각에 변화가 나타난다면 침샘 종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두경부암은 구강과 혀, 편도, 인두, 후두, 침샘 등에서 발생할 수 있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가 주요 위험 요인이며, 일부 구인두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과 관련이 있다. 원발 병변의 크기가 작아 목 림프절 전이가 먼저 멍울로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목에서 멍울이 만져지면 암부터 의심해야 하나
그렇지는 않다. 목멍울은 감염에 따른 림프절 비대부터 갑상선 결절, 침샘 질환, 양성 종양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생길 수 있다. 다만 위치나 촉감만으로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언제 처음 생겼는지, 크기가 커지는지, 통증이나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지를 확인해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2주 이상 남아 있거나 커진다면 병원을 찾아야
감기나 인후염 이후 생긴 멍울이 증상 호전과 함께 줄어든다면 일정 기간 경과를 지켜볼 수 있다. 그러나 뚜렷한 감염 원인이 없는데도 멍울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차 커진다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멍울이 단단하고 주변 조직에 붙어 잘 움직이지 않거나 피부 변화가 동반된다면 주의해야 한다. 크기가 작거나 통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양성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감기 증상 없이 쉰 목소리가 지속되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경우, 낫지 않는 구강 궤양, 한쪽 귀의 통증, 피가 섞인 침이나 가래, 특별한 이유 없는 체중 감소 등이 함께 나타나는지도 살펴야 한다.
◇초음파로 병변의 출발점과 성격 확인
목멍울의 진단은 문진과 촉진에서 시작한다. 멍울이 생긴 시기와 크기 변화, 최근 감염 여부, 흡연·음주력, 방사선 치료 이력, 가족력 등을 확인한 뒤 필요한 검사를 결정한다. 두경부 초음파는 갑상선과 침샘, 목 림프절 등 피부 가까이에 있는 구조물을 평가하는 데 유용하다. 방사선 노출 없이 병변의 위치와 크기, 고형 또는 낭성 여부, 경계와 내부 구조, 혈류 양상, 주변 림프절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갑상선 결절은 경계가 불규칙한지, 주변 조직보다 어둡게 보이는지, 미세석회화를 의심할 수 있는 작은 밝은 점이 있는지, 가로보다 세로로 긴 모양인지 등을 종합해 악성 위험도를 평가한다. 림프절은 크기뿐 아니라 정상적인 타원형 구조가 유지되는지, 둥근 형태로 변했는지, 내부에 낭성 변화나 석회화가 있는지 등을 살핀다. 침샘에서는 염증과 농양, 타석, 낭성 병변, 고형 종양 여부 등을 확인한다.
◇세포검사부터 CT·MRI까지 단계적으로 시행
입안과 혀뿌리, 편도, 인두, 후두의 점막 병변은 후두내시경으로 확인한다. 쉰 목소리나 삼킴 불편이 지속된다면 성대의 움직임과 인두·후두 점막 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초음파에서 의심스러운 갑상선 결절이나 림프절 비대, 종양 등이 발견되면 가는 바늘로 세포를 채취하는 미세침흡인세포검사 또는 굵은 바늘을 이용한 중심바늘생검을 고려한다. 조영증강 컴퓨터단층촬영(CT)은 병변의 범위와 혈관·기도 등 주변 구조물과의 관계, 목 깊은 부위의 림프절 상태를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자기공명영상(MRI)은 연부 조직을 정밀하게 구분하거나 침샘 종양의 신경 주위 침범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목멍울이 있으면 모두 조직검사를 받아야 하나
모든 목멍울에 조직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먼저 진찰과 초음파를 통해 멍울이 갑상선과 침샘, 림프절 가운데 어느 부위에서 생겼는지 확인한다. 병변의 크기와 모양, 경계, 내부 구조, 주변 림프절 상태 등을 종합해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를 판단한다. 의심스러운 소견이 있으면 미세침흡인세포검사나 중심바늘생검을 시행하고, 병변의 범위나 주변 구조물과의 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을 때는 CT나 MRI를 추가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치료 방향
염증성 림프절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서 크기와 양상의 변화를 관찰한다. 양성 가능성이 높은 갑상선 결절은 초음파상 위험도와 크기에 따라 정기적으로 추적한다. 침샘 타석과 염증은 증상과 발생 위치에 따라 약물치료나 타석 제거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침샘 종양도 종류와 크기, 위치에 따라 추적 관찰하거나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 반면 세포검사나 중심바늘생검에서 악성 또는 악성 의심 결과가 확인되면 수술을 포함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두경부 수술은 병변 제거뿐 아니라 기능 보존도 중요하다. 이동후 창원한마음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갑상선 주변에는 성대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신경이 지나가고, 귀밑샘 내부로는 얼굴 표정을 움직이는 안면신경이 통과한다. 따라서 목소리와 삼킴, 얼굴 움직임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능을 고려해 치료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창원한마음병원 이비인후과는 내원 당일 전문의 진료와 두경부 초음파 검사를 연계해 병변을 평가하고 있으며, 조직검사가 필요하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시행하고 있다”며 “안전하게 지켜볼 수 있는 병변과 추가 검사가 필요한 병변을 구분하고, 치료가 필요할 때는 주요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종민 기자 jmk@knnews.co.kr
도움말= 이동후 창원한마음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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