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의료칼럼] 인슐린 저항성과 다낭성 난소 증후군

작성일 : 2026-07-13 조회 : 372


생리 불순이나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는 우리 몸속 대사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일 수 있다. 특히 가임기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몸의 대사 엔진을 뒤흔드는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근본 원인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이 대사 엔진이 남들보다 쉽게 고장 나는 바탕에는 바로 타고난 ‘체질적 취약성(유전적 소인)’이 존재한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은 몸속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되며,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 호르몬은 이 포도당을 세포로 넣어 에너지로 쓰이게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들은 체질적으로 세포가 인슐린을 받아들이는 효율이 낮거나, 췌장의 대사 능력이 취약하게 태어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비만하지 않거나 식단을 잘 관리하는 여성이라도 체질적 요인에 의해 인슐린 저항성이 쉽게 유발될 수 있다. 


문제는 혈액 속에 과도하게 많아진 인슐린이 난소를 직접적으로 자극한다는 점이다. 인슐린 자극에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는 난소 체질을 가진 경우, 과도한 인슐린의 자극을 받았을 때 남성 호르몬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산하게 된다. 이로 인해 난포가 정상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채 미성숙한 상태로 난소에 포도송이처럼 고이게 되며, 결국 정상적인 배란이 이루어지지 않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발생하게 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과 인슐린 저항성이 결합하면 우리 몸은 구조 신호를 보낸다. 1년에 8회 미만 혹은 35일 이상의 생리 주기를 보이는 희발월경이나 무월경과 같은 만성적인 생리 불순이 대표적이다. 턱이나 인중 등에 털이 굵어지는 다모증, 성인성 여드름, 정수리 부위의 탈모 등 고안드로겐혈증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방치할 경우 만성 배란 장애로 인한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심혈관계 합병증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하지만, 다행히 이 취약한 체질이 질환으로 발현되지 않도록 억누를 수는 있다.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흰쌀밥, 밀가루 음식, 당류가 포함된 음료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 정제되지 않은 통곡물과 채소, 양질의 단백질로 식단을 구성하여 인슐린이 완만하게 분비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 유산소 운동과 하체 중심의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세포의 인슐린 민감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내 몸의 타고난 취약성과 현대의 생활 습관이 맞물려 대사 균형이 무너졌음을 알리는 신호다. 올바른 식단 관리와 꾸준한 운동, 그리고 전문의의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병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김무희(창원한마음병원 난임센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