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전조증상 놓치면 골든타임 놓친다.

작성일 : 2020-10-25 조회 : 4,547


혈관 건강은 기온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환절기에 접어들면 뇌혈관질환의 위험도가 증가하며 온도 차이가 혈관에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가을과 겨울철에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갑자기 추운 곳으로 나가게 되면 혈관이 수축되면서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이때 혈관은 높아진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터져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뇌출혈은= 뇌출혈은 뇌동맥류와 같은 뇌혈관 출혈이 원인이 돼 일어나는 질환이다. 뇌일혈(뇌내출혈)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자발성 출혈과 외상에 의한 출혈로 나눌 수 있다. 자발성 출혈로는 고혈압, 뇌동맥류, 뇌동정맥기형 등으로 구분되며 뇌출혈의 약 75%를 차지하는 고혈압성 뇌출혈은 가장 큰 원인인 나이, 고혈압, 뇌경색 관상동맥 질환 등이 위험인자로 많이 알려져 있다. 대부분 50~60대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며 성별에 의한 차이는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고혈압성 뇌출혈은 뇌내출혈을 초래해 약 40% 정도의 사망률을 보인다.


◇뇌출혈 환자 절반 전조 느껴= 뇌출혈 환자의 약 50%가량은 전조증상을 느끼거나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작스럽게 한쪽 팔, 다리가 저리고 힘이 없거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울 수 있으며 하지가 마비되어 쓰러질 수도 있다. 손에 쥔 물건을 갑자기 떨어뜨리기도 하고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내민 혀가 한쪽으로 치우치고 침을 흘리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중 갑자기 말을 못 하거나 발음이 어눌해지기도 하며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기도 한다. 또한, 갑자기 시야가 모호했다가 저절로 회복되거나 눈앞이 깜깜해질 수 있으며 실명하는 수도 있으며, 살아오면서 겪어보지 못한 극심한 두통과 어지럼증이 나타나거나 기절하기도 하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치료·수술은= 뇌출혈이 발생하게 되면 즉시 치료나 수술을 받아야 한다. 전문의들은 약 3시간 이내로 골든타임을 규정하고 있으며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하고 검사를 통해 조기에 수술을 할 수도 있다. 뇌출혈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뇌지주막하 출혈은 뇌동맥류가 터져서 발생하는데 과거 두피절개와 두개골판을 제거하는 개두술 후 파열된 동맥류에 대해 결찰술을 시행했으나 최근에는 의학기술의 발달로 저선량의 혈관중재조용기를 통해 뇌동맥류에 백금코일을 채워 넣어 막는 코일색전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는 두피의 상처뿐만 아니라 두개골과 뇌에 충격이 없는 혈관 내 수술법으로 과거 수술이 어려웠던 뇌동정맥기형과 동정맥루 등 난해한 뇌혈관 질환들도 혈관 내 수술법으로 치료가 가능해졌다. 증상이 발생하기 전 조기에 뇌혈관질환을 발견한다면 이런 방법을 통해 큰 후유증과 합병증 없이 치료할 수 있으며 뇌출혈 발생 후 수술에 비해 일상생활로도 복귀가 가능하다.


중증 뇌출혈로 손상된 뇌 조직은 회복이 어려워 후유증이 남기 때문에 적절한 재활 치료도 병행돼야 한다. 한양대학교 한마음창원병원 신경외과 황재찬 교수는 “뇌의 어느 부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문제가 생겼는가에 따라 후유증이 달라지는데, 회복이 어렵기도 하고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재활이나 훈련도 환자와 가족들의 인내심이 가장 중요하며 주변 분들의 응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뇌동맥의 파열로 인해 발생하는 뇌출혈은 앞서 언급하였듯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어 병원을 방문하는 시간과 치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전문의들은 자주 언급한다.


◇예방하려면= 뇌출혈은 혈관에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가에 달려 있는데 평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관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앞서 말한 질환이 있으면 음주와 흡연은 절대로 피하는 것이 좋으며 평소 체중 관리에도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청년뿐 아니라 중장년층들 사이에서도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타르나 발암물질이 없다고 주목받고 있지만,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 시켜 혈압을 상승시키게 되므로 혈관 건강에는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전자담배 또한 멀리하는 것이 좋다. 이런 만성 성인병을 가지고 있다면 사전 예방을 위해 뇌CT나 MRI를 찍어 보는 것도 좋다. 그와 동시에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것을 전문의들은 조언하고 있다.


황재찬 교수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가까이 위치한 응급의료센터나 혈관중재가 가능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증상이 나타나서 휴식, 손을 따거나 안정제와 같은 약을 먹어 시간을 지체하는 사례가 너무 빈번하다.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물을 마시게 하는 것도 안 좋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방문해도 응급실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외래로 방문하여 진료대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꼭 응급실에 바로 진료를 볼 수 있게 상황설명을 해줘야 한다. 골든타임이 3시간이라고 언급했지만 15분, 아니 30분 만에라도 오면 훨씬 더 좋은 예후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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