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망치로 맞은 듯 ‘참을 수 없는 두통’ 뇌동맥류

작성일 : 2021-03-22 조회 : 5,550


 

약해진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증상 

갑자기 뇌출혈로 병원 찾은 환자에 주로 나타나


뇌동맥류 파열되고서야 알게 되는 경우 대부분

최근엔 CT·MRI 등 검사서 발견되는 사례 늘어


전조성 두통 경험 땐 병원서 전문의 진단받아야

개두수술과 혈관내수술 중 환자 상태 맞춰 치료



우리 몸에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가 바로 뇌와 심장이다. 이런 뇌와 심장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과 혈액이다. 

혈액순환이 장기간 원활하지 못할 경우 뇌와 심장에 문제가 생기고, 몸 전체 기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인 뇌는 몇 분만 혈액공급이 되지 않아도 평생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일상생활 중 갑자기 뇌출혈로 인해 급하게 병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원인인 뇌동맥류에 대해 창원한마음병원 뇌센터 박동선 교수와 함께 알아본다.



◇뇌에 흐르는 동맥에 발생하는 뇌동맥류


뇌동맥은 심장에서 시작된 목 동맥을 경유해 뇌에 도착하면 좀 더 가는 동맥들로 나눠지기 시작한다. 뇌동맥류는 흔히 뇌혈관이 갈라지는 부위에서 발생한 혈관 꽈리에 어딘가 취약부위가 있어 흐르는 피의 압력을 지탱하지 못하고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오는 것을 뇌동맥류라 한다. 흔히 굵은 동맥에서 가는 동맥으로 가지를 치는 분지부가 취약한 곳에 발생하게 되며 정상 성인을 기준으로 1%에서 많게는 약 9%까지(보통 3~5%)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각증상 거의 없이 나타나


뇌동맥류가 무서운 질환이라는 의미는 바로 자각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뇌동맥류는 파열돼 뇌출혈을 일으키기 전까지 자각 증상이 없다 보니 애초에 뇌동맥류가 있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고 이에 방치해두는 경우가 많아 파열되고나서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간혹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이전에 그 크기의 증가로 인해 주변 뇌와 뇌신경을 압박해 발견되기도 하고 최근에는 건강검진의 보편화와 각종 검사(CT, MRI, MRA)들의 발달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뇌동맥류도 유전성이 있거나 가족력과 관계가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뇌동맥류는 부모에게서 발병하면 자식으로 넘어가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유전성 질환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창원한마음병원 뇌센터 박동선 교수는 “‘가족성 뇌동맥류’라는 개념이 존재하고 있고, 이는 두 명 이상의 가족 구성원이 하나 이상의 뇌동맥류를 갖고 있는 경우에 해당하며, 유전적인 부분으로 발병한다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뇌동맥류의 관련해 알려진 위험인자는 흡연과 폐암처럼 명백한 일대일 인과관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된 여러 질환과 유전적인 인자가 있다고 한다. 조절할 수 있는 위험 인자로는 흡연, 알코올 중독, 고혈압, 허혈성 심장질환, 고콜레스테롤 혈증 등이 있으며, 조절할 수 없는 위험인자로는 여성, 뇌동맥류 가족력, 뇌하수체 종양, 뇌동정맥 기형 등이 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고 CT, MRI 등이 보편화되면서,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조기발견이 늘고 있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참지 못할 두통 나타나면 의심해봐야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뇌지주막하 출혈’을 일으키는데, 이러한 경우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 듯한 충격, 생애에서 가장 심한,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만큼으로 표현하게 될 정도의 두통을 경험하게 된다.

5~10분 정도 짧게 정신을 잃는 경우도 흔하며, 이는 뇌동맥류가 파열되면서 갑자기 뇌압이 상승해 일시적으로 뇌혈류가 중지되기 때문이다. 이후 의식이 돌아오면 오심과 구토를 하고 뇌막자극 증상을 보이며 목이 굳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뇌동맥류의 무서움은 뇌동맥류 파열 시 15% 정도는 출혈이 심해 즉시 목숨을 잃게 된다는 위급성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뇌지주막하 출혈환자의 약 1/3의 경우 심한 출혈이 발생하기 1개월 이내에 기분 나쁜 두통인 전조성 두통을 경험하며 이런 증상이 발생한다면 뇌혈관을 검사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병원이나 전문의의 진단이 꼭 필요하다.


◇시술과 수술이 동시에 가능한 하이브리드 치료시스템


뇌동맥류의 진단은 뇌혈관CT, 뇌혈관MRA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최근 많이 보편화되고 있는 혈관조영중재시술은 뇌동맥류의 정확한 해부학적인 구조를 파악하고 동시에 시술도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뇌동맥류를 확진하고 즉시 시술하거나 정확한 수술계획(개두수술 또는 혈관 내수술)을 세우고 뇌동맥류의 크기와 형태 등을 고려해 환자의 상황에 따라 치료방침을 결정하게 된다.


뇌동맥류가 발생한 경우 무조건적인 시술이나 수술을 결정짓는 건 아니다. 뇌동맥류의 치료는 크게 나눠, ‘치료를 하지 않고 경과추적을 하는 경우’와 ‘치료를 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치료는 개두수술과 혈관내수술로 나눌 수 있다. 일부의 환자에서 치료 없이 6개윌 또는 1~2년 간격으로 혈관촬영을 해가면서 경과추적을 하게 되는데, 이는 주로 아주 고령의 환자에서 우연히 발견된 크기가 작은 뇌동맥류의 경우이며 그 위치나 모양이 적합한 경우에 국한된다. 대부분의 경우 치료를 받게 되며, 이는 개두수술(clipping)과 혈관내수술(coiling)로 나눌 수 있다.


두 방법 모두 치료방향과 적용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특성으로 인한 장점과 단점을 상호 보완하는 관계에서 환자에게 가장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뇌혈관 시술과 수술이 동시에 가능한 첨단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 검사부터 시술, 수술까지 모두 가능하다고 한다.


창원한마음병원 뇌센터 신경외과 박동선 교수는 “하이브리드 수술실이 갖춰진 경우 응급환자의 검사부터 혈관CT를 통해 시술과 수술의 방향을 결정짓게 되고 즉시 그 자리에서 처치가 가능한 장점을 가지게 된다”며 “숙련된 전문의와 치료환경의 결합으로 뇌동맥류 환자의 생존율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도움말= 창원한마음병원 뇌센터 박동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