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중년 남성의 고민 ‘전립선 비대증’

작성일 : 2022-11-29 조회 : 2,077

전립선은 방광 바로 밑에 위치한 20g 정도 무게의 밤톨 모양의 구조물을 말한다.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형태이며, 전립선 가운데 구멍으로 사정관과 요도가 통과한다. 전립선은 세 가지 구획으로 나눌 수 있으며 그중에서 이행대 부분의 전립선 간질이나 전립선 상피조직 세포가 증식돼 비대해져서 생기는 질환을 ‘전립선 비대증’이라고 한다.


요도가 전립선의 가운데를 통과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요도가 눌리게 되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 배뇨 관련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와 같은 정의나 개념으로 설명하기에는 질병의 병태 생리가 너무 복잡해 남성에서 ‘하루 8회 이상의 빈뇨, 2회 이상의 야간뇨, 강하고 갑작스러운 요의(오줌이 마려운 느낌)를 느끼면서 소변을 참을 수 없는 절박뇨 등의 방광 저장 증상과 지연뇨(뜸을 들여야 소변이 나오는 현상), 단절뇨(소변의 흐름이 끊기는 현상), 배뇨 시 힘을 주어야 하는 현상 등 방광의 배출 장애를 나타내는 증상을 통칭한 하부 요로증상의 호소’를 일컬어 전립선 비대증이라고 정의한다.


◇원인= 환자 비율을 보면, 50대에서는 50%, 60대에서는 60%, 70대에서는 70%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어 50대를 전립선 연령이라고도 한다. 요즘은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인해 30대에서도 드물지 않게 진단되어 치료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 흔히들 남성호르몬, 서구화된 식습관, 혹은 유전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는 상태다.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다만, 옛날 고환을 제거한 환관들에게서는 전립선 비대증이 나타나지 않았고 아시아인보다 백인에게서 많이 발생하며 아시아계 미국 이민자들의 경우 일반적인 아시아인보다 발생률이 높다고 알려진 점 등을 볼 때 인종과 환경에 따른 차이는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육류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 또한 원인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보아 인종, 환경, 식습관이 모두 서로 연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 중에 아버지나 형, 남동생 등이 앓고 있는 경우 본인도 걸릴 확률이 높다는 점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진단= 전립선 비대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배뇨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의 여부, 수술이나 약물 복용 여부를 조사하며, 배뇨 증상에 관한 설문지인 국제 전립선 증상점수표(IPSS)를 작성한다. 배뇨증상, 저장증상 등에 관한 7가지 설문으로 나누어져 있어 추가 검사 및 치료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증상의 경중에 따라 치료방침을 결정할 수 있다.


만약 딱딱하게 만져지거나 결절이 만져지게 되면 전립선 특이항원(PSA, prostate specific antigen)을 체크하여 수치에 따라 조직검사를 고려한다. 정상치는 4ng/ml 이하로 판단하며 전립선 크기나 인종, 연령에 따라서 정상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치는 달라질 수 있다. 다음으로 요속 및 잔뇨측정 검사가 중요한데, 이는 변기가 놓여있는 검사실에 들어가서 평상시 배뇨를 재현하는 것이다. 측정 기계에 소변을 보면 유속과 시간이 계산되어 결과 그래프를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배뇨상태를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고, 방광수축력이 저하되면서 방광에 남게 되는 잔뇨량 또한 잔뇨 초음파로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방광경 검사, 경직장 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더욱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치료= 전립선 비대증의 1차 치료는 약물 치료다. 물론, 평상시 장시간 앉아있거나 무거운 것을 자주 들고 자전거를 오랜 시간 타는 등의 악화 요인은 피해야 하겠지만 초기 치료는 약물 요법이다. 전립선 요도의 압력과 긴장을 낮추어 전립선과 방광의 입구를 시원하게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 ‘알파차단제’가 가장 기본이다. 그리고 전립선 크기가 30g을 초과할 경우, 전립선 비대증의 강력한 원인인 남성호르몬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하는 ‘5알파 환원 효소 억제제’를 단독 투여 또는 알파차단제와 같이 병용 투여할 수 있다. 또한, 과민성 방광증상 즉, 자주 마렵거나 급하게 마렵거나 심지어 요실금이 있는 경우에는 항콜린제 복용이 도움이 된다.


만약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오히려 악화하면서 요폐 증상이 재발하고 방광 결석이 발생하는 등의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이는 환자 개인의 전립선 비대증의 크기, 진행 정도, 동반 질환의 종류 등에 따라 주치의와 면밀히 검토 후 선택한다. 로봇 수술을 통한 단순 전립선 절제술뿐만 아니라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전립선 기화치료(Rezum) 등의 새로운 치료법도 도입될 예정이다.


창원한마음병원 비뇨의학과 이민호 교수는 “전립선 비대증은 지속될 경우, 만성질환이 되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므로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아닌 이상 검진이 필요하다”며 “특히 요로감염과 방광결석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잦아 제때 치료받을 것을 권고한다”라고 전했다.

이민호 교수는 “모든 질병에서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휴식, 장시간 앉아있는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전립선 비대증 예방을 위해서는 육류와 지방 섭취를 조절하고, 가급적 저녁 식사 후에는 수분 섭취를 자제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국제 전립선 증상점수표(IPSS)

(1) 평소 소변을 볼 때 다 보았는데도 소변이 남아 있는 것 같이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까?

(2) 평소 소변을 보고 난 후 2시간 이내에 다시 소변을 보는 경우가 있습니까?

(3) 평소 소변을 볼 때 소변줄기가 끊어져서 다시 힘주어 소변을 보는 경우가 있습니까?

(4) 평소 소변을 참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까?

(5) 평소 소변줄기가 가늘거나 약하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있습니까?

(6) 평소 소변을 볼 때 소변이 금방 나오지 않아서 아랫배에 힘을 주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까?

(7) 평소 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소변을 보는 경우가 하룻밤에 몇 번이나 있습니까?


※ 각 문항에 관해 0점(전혀 없다), 1점(5회 중 1회), 2점(5회 중 1~2회), 3점(5회 중 2~3회), 4점(5회 중 3~4회), 5점(거의 항상)을 선택한다. 각 0~5점씩 총 35점으로 되어 있고, 0~7점은 경미한 증상, 8~19점은 중간 정도, 20~35점은 심한 증상으로 간주한다. 8점 이상이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