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고혈압만큼 위험한 저혈압

작성일 : 2023-12-12 조회 : 1,774

찬바람이 불면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혈관 건강이다. 고혈압이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이라는 것은 알지만,‘저혈압’의 위험성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어지럽거나 피곤한 증상이 나타나도 빈혈로 치부하기 쉽다.


저혈압의 기준은 수축기 혈압이 90mmHg, 이완기 혈압이 60mmHg 미만의 경우다. 정상 혈압인 120/80mmHg와 비교했을 때 낮은 수치로, 수축기는 심장이 수축해 피를 내보낼 때의 압력이고,이완기는 심장이 느슨해질 때 가해지는 낮은 압력을 표시한 것이다.


혈압은 우리 몸의 순환을 위해 꼭 필요한 기능이지만, 혈압이 상승하면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하고, 혈압이 낮으면 우선 피부나 근육 등에 혈액 공급이 줄어들고, 그 보상작용으로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장기인 뇌와 심장, 신장과 같은 주요 장기에 혈액 공급을 늘린다. 이러한 작용도 한계에 도달하면 주요 장기에도 혈액 공급이 원활해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기능 장애가 이어질 수 있다.


우리 인체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혈압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자율신경계 조절에 이상 빈도가 증가하지만, 이것이 저혈압의 주원인은 아니다. 저혈압의 원인은 크게 속발성, 본태성, 기립성으로 나뉜다. 속발성 저혈압은 심장, 폐, 위장 등에 있는 여러 가지 기저질환으로 인해 저혈압이 나타나는 것이며, 본태성 저혈압은 명확한 원인이 없는 경우다. 기립성 저혈압은 눕거나 앉았다가 일어난 직후 3분 이내에 측정한 혈압이 수축기 혈압 20mmHg, 확장기 혈압 10mmHg 이상 떨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낮은 자세에서 갑자기 일어나면 순간 혈액이 머리 부분까지 도달하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일반적인 저혈압의 증상은 피로, 현기증, 손발 냉증, 집중력과 지구력 감소 등 전신 증상, 두통, 어지러움, 이명증, 불면증 등의 정신 신경 증상, 호흡곤란, 식욕 감퇴, 변비, 설사, 복통 등이 있다. 반면 저혈압 수치에 속하더라도 별다른 저혈압 증상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저혈압은 고혈압과 달리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잠시 휴식해 회복하는 것을 권한다. 단, 급성 저혈압이 발생하면 빠르게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받아야 한다. 속발성 저혈압 또한 기저 질환과 관련된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발생한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저혈압이 위험한 이유는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최대 2.54배까지 높이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은 저혈압을 조심해야 하는데, 쓰러질 경우 골절 등의 신체적인 위험이 젊은 사람보다 높은 데다 골절로 인해 활동을 못 하게 되면 심폐 기능이 떨어지면서 폐렴 등이 발생해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저혈압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로 심신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며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특히 운동은 혈압 상승, 혈액 순환, 신진대사를 촉진해 저혈압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문의와 상의하여 맨손 체조 등의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운동량을 증가시키도록 한다. 또한, 저혈압은 심리 상태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으므로 자주 기분을 전환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건강한 음식으로 식욕 부진을 극복해야 하며 식후에 저혈압 증세가 있는 경우에는 소량씩 나누어 먹고, 때에 따라서는 염분도 도움이 된다. 개인의 상황에 맞게 적절한 관리를 병행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