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피는 피부의 가장 겉층을, 낭종의 ‘낭’은 주머니를 뜻한다. 어느 날 신체 구석에 툭 하고 튀어나와 있는 동그란 형태의 표피낭종은 처음에는 손톱만한 크기이다가 수 개월 지나 보면 눈에 띄게 커져 있어 사람을 당황하게 만든다. 단발성 혹은 다발성이며 지름은 약 1㎝ 미만부터 5㎝까지 다양하다.
표피낭종은 피부가 몸 안으로 자라면서 각질화된 편평상피의 부스러기가 층을 이루며 쌓이는 질환이다. 외상으로 인해 피부에 손상이 있을 때 안으로 자라면서 생길 수 있고, 피지샘 등이 막히면서 자라기도 한다. 이렇게 몸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증식하면서 낭종의 벽을 형성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측하지만 대부분 왜 생겼는지 정확한 원인을 알기 어렵다.
혈관종과 지방종은 피부 안쪽에 있어서 확인하기 어렵지만, 표피낭종이나 피지낭종은 살짝 튀어나와 있어서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신체의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고 주로 등이나 가슴, 그 외 얼굴, 귀 주변, 목, 팔, 두피에도 자주 발생한다.
표피낭종은 한번 생기면 그 형태가 남는다. 생명에 위협을 주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수개월째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시간이 흘러 크기가 커지고 내부에서 주머니가 터져 염증이 차오르기 시작하면 한마디로 골치 아픈 녀석이 될 수 있다. 이때 표피낭종의 크기는 10㎝ 이상으로 비대해지기도 한다. 비대해질수록 재건이 어려워져 치료가 길어지고, 부정확한 수술로 잦은 재발은 물론 회복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특히 발바닥에 생긴 표피낭종의 경우, 일상에서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지므로 딱딱해지면서 더욱 염증이 심해질 수 있다. 또한, 다른 부위보다 습한 환경에서의 세균 감염 등 악화 우려가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령, 집에서 가위나 손톱깎이 등으로 함부로 제거할 경우 염증이 심해져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표피낭종의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은 피부 절개 후 낭종 내부를 제거하고, 얇은 막을 제거하는 것이다. 즉 원인 ‘주머니’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이렇게 필요한 외과적 수술을 우선하고, 항생제 처방을 병행한다. 표피낭종이 질병의 양상에 비해 꽤 까다로운 질환으로 분류되는 것은 ‘재발’이 잦기 때문인데, 이처럼 주머니를 통째로 들어낸다면 완치될 수 있다.
창원한마음병원 피부성형센터 성형외과에서는 표피낭종을 제거할 때, ‘부분마취’를 통해 피부를 절개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낭종의 벽을 완전히 적출해 재발을 막는다. 더욱더 구체적으로는 발생 부위와 상태, 크기, 깊이에 따라 수술 형태는 달라질 수 있으며 환자별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치료한다.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후에는 1~2주 정도 충분히 회복해야 한다.
창원한마음병원 피부성형센터 성형외과 장석주 교수는 “비대해진 표피낭종으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내원한 9세 아동이 수술 직후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극적으로 회복한 사례가 있었다”라며, “후유증 및 상처없이 표피낭종을 치료하려면 크기가 작을 때 치료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덧붙여 “크기가 변하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된다면 치료할 필요성은 없지만, 점차 커지면 유착과 염증 발생률이 높아지고 불쾌한 통증을 유발하며 치료가 오래 걸릴 수 있으니 몸의 작은 변화라도 꼼꼼히 잘 살펴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물론 표피낭종은 악성종양이 아닌 양성종양으로 자체의 발암성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매우 드물게 낭종벽에서 편평 세포암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발견 즉시 의료진으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더욱이 전 연령에서 환자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식습관의 개선 등 다양한 방법으로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도움말= 창원한마음병원 피부성형센터 성형외과 장석주 교수
이상규 기자 sk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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