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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복무한 부대는 인생 목표 세운 곳… 후배 장병들 찾아 응원” 하창훈 창원 한마음의료원 의료원장

작성일 : 2024-09-20 조회 : 191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던 군 복무 시절을 생각하면서, 후배 장병과 부대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왔습니다.” 경남 창원 지역 종합병원과 병원급 병원 2곳을 운영하는 한마음의료원 하창훈(28) 의료원장의 얘기다.


그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15일 자신이 병사로 근무했던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이하 5비)에 빵과 커피 2500개씩을 트럭에 싣고 방문했다. 하 의료원장은 지난해 8월까지 이곳 5비 수송대대에서 복무했다. 쉽게 말하면 만기 전역한 예비역 공군 병장이 후배 병사들을 위문한 셈이다. 남들은 제대하면 쳐다보지도 않겠다는 군부대를 그가 1년 만에 방문한 이유는 뭘까?


그는 신성한 국방 의무를 다하고 있는 후배 장병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빵과 커피 등 1050만 원 상당의 위문품을 챙겨갔다. 특히 이날은 광복절이어서 위문의 의미가 남달랐다. 하 원장은 위문품을 전달한 후 비행단장인 주성규 준장과 환담을 나누고 수송대대에서 함께 근무한 전우들도 만났다. 그에게 공군 5비는 단순한 군 복무 장소가 아니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 목표를 명확하게 설계해 준 의미있는 장소다. 하 의료원장은 보통 대학 재학 중이거나 졸업 후 바로 입대하는 병사보다 늦깎이로 입대했다.


그는 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존스홉킨스대 의료경영학 석사와 MBA를 취득 후 만학도로 입대했다. 경영학도인 그의 직업은 병원 경영자다. 의사가 아닌 그가 병원 경영자 길을 선택한 이유는 부친과 모친이 모두 현직 의사이기 때문이다. 그는 창원한마음병원 설립자면서 산부인과 전문의 하충식(64) 한마음국제의료재단 의장과 소아과 전문의 최경화(60) 이사장의 아들이다.




이번 군부대 방문은 부친의 영향이 크다. 이번 행사는 “해군은 내가 챙길테니, 너는 공군을 잘 챙겨라”는 부친의 평소 소신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부친은 젊은 시절 해군 군의관으로 근무했고, 당시 근무했던 분들과 아직도 인연을 맺고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군 복무 시절부터 기부에 공을 쏟았다. 전역 7개월 전부터 생활비를 제외한 모든 돈을 저축하고 그렇게 모은 600만 원으로 하프랙, 듀얼풀리, 무게 원판, 덤벨 등을 군부대에 기증했다.


기부 철학도 부친을 닮아가고 있다. 그는 “부친은 생활 속에서 기부의 중요성과 실천을 강조했고, 작은 움직임이 모여 크고 선한 영향력이 될 수 있다고 가르쳤다”면서 “이번 군부대 물품 전달도 그 영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무를 마친지 1년 만에 다시 방문한 만큼, 이곳에서 보낸 시절이 그립다고 했다. “평소 병원 업무로 바쁜 일상이지만, 사무실에서 전역장을 펼쳐보면서 그 때를 회상하는 시간을 갖곤 한다”는 게 그의 소회다.


그는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 속에 간부와 병사가 서로에게 본보기가 되었던 당시 모습을 되새기며 기부를 실천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됐다”면서 “앞으로 더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 병원 경영자로서의 포부도 확고하다. 그는 “의료원장으로서 지역 사회에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창원 지역 대표 의료기관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쌓아 인류애를 실천해나가고자 한다. 그 길에는 보라매 ‘공군’과 동행하겠다”고 말한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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